레디메이드 인생
세계적인 경제공황기에 실직 중인 P는 이력서를 들고 이곳 저곳 찾아 다니지만 모두 거절당하고 나서 자신이 인텔리인 것을 원망, 책을 잡혀 친구들과 선술집·카페·색주가로 돌아다니며 실업자의 울분을 터뜨린다. 아들만은 자신과 같은 인텔리 실직자를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에서 보통학교도 안 마친 애를 잘 아는 인쇄소에 맡기고 돌아오면서 “레디메이드(기성품) 인생이 비로소 임자를 만나 팔리었구나”라고 P는 혼자 중얼거린다. 지식인 실업자의 생태와 당시의 사회상을 풍자적으로 그린 작가 채만식의 대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