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는 동안에 부에나도 지꺼져도
제주에서 나고 자란 제주 작가 오설자
사라져가는 제주어를 아련하고, 따뜻하고, 다정한 에세이로 되살리다
제주에서 나고 자라 35년 동안 교직생활을 한 저자가 제주어 에세이를 펴냈다. 2010년 유네스코에서 ‘아주 심각한 위기에 처한 언어’로 분류한 제주어가 이런 위기에 처한 것은 사람들이 일상 언어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사라져가는 제주어를 아련하고, 따뜻하고, 다정한 에세이로 되살리며 제주의 삶을 오롯이 담아냈다. 그 속에는 웃음도 있고 제주의 한과 슬픔을 담은 서사도 있다. 작가의 체험과 사색, 그리고 한 시대를 살아오신 할머니와 어머니와 아버지의 육성을 옮겨 쓰며 그들의 삶, 나아가 제주의 아픔을 이해하고 어루만지는 성숙하고 흥미로운 문학적 시도를 했다. 책의 제호처럼 ‘우리 사는 동안에 부에나도 지꺼져도(화가 나도 기뻐도)’ 우리 삶 전체가 ‘참 좋은 하루’이길 바라는 마음이 책의 페이지마다 곡진하게 담겨 있다.
제주의 삶과 아픔을 이해하고 어루만지는, 성숙하고 흥미로운 문학적 시도, 제주어의 보물창고
2021년 출판콘텐츠 창작지원사업 선정작!
낯설지만 말랑하고 감각적인 제주어를 소리 내어 읽다 보면 운율이 느껴진다.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주어에 표준어 주석을 달았고, 제주어 빈도를 달리하면서 완급을 조절하였다. 제주어로만 쓰인 글은 표준어로 다시 옮겨놓아 제주어와 표준어를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이 책에는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고, 생소한 제주의 음식들이 있다.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천혜의 관광지로서의 제주도와 역사적 비극의 현장으로서의 제주도. 그 양면성을 담담한 서사와 섬세한 묘사로 보여준다. 제주인들의 삶과 아픔을 제주어로 어루만지는 흥미로운 문학적 시도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제주의 바람을 맞으며 그곳의 현지어를 들어보자. 제주가 한 발 더 앞으로 다가오고, 제주의 속살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그리운 마음의 고향을 만나 지친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제주어의 보물창고와도 같은 『우리 사는 동안에 부에나도 지꺼져도』는 2021년 출판콘텐츠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된 도서이다.
한기팔 시인, 현순영 문학평론가, 김사경 드라마 작가의 추천글
작가는 체험과 사색을 통한 삶의 가치를 독자들에게 펼쳐놓음으로써 감동을 공유한다. 독자들에게 스며들지 못하는 글은 문학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잃고 마는 것이다. 독특한 문화를 간직한 제주어로 쓴 문학작품이 독자에게 스며드는 문학적 보편성을 얻으려면 다양한 모험을 시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오설자의 제주어 에세이는 새로운 아포리즘과 제주어의 미학적 결정체로서 독자들에게 크게 클로즈업될 것으로 기대한다.
- 한기팔 | 시인
제주어를 안다는 것은 제주어로만 표현될 수 있는 감각을 안다는 것이며 제주어로만 증언될 수 있는 삶과 역사를 안다는 것이다. 제주어를 살려 글을 쓴다는 것은 그런 감각의 생생한 경험에 대해, 그런 삶과 역사에 대해 쓴다는 것이다. 제주어로 우리 감각어의 목록을 촘촘히 채우는 흥미로운 문학적 시도, 할머니와 어머니와 아버지의 제주어 육성을 옮겨 쓰며 그들의 삶, 나아가 제주의 아픔을 이해하고 어루만지는 성숙한 문학적 위무. 이 일들을 작가는 겸손하면서도 의연하게 해내고 있다.
- 현순영 | 문학평론가
제주어가 녹아든 잔잔한 이야기에 웃음이 나오면서도 고향의 한 시절 소묘를 보는 것 같아 뭉클하였다. 담담한 시선으로 그린 섬세한 글은 아련하고, 따뜻하고, 다정했다. 오랜만에 느끼는 편안함으로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들 삶 전체가 ‘참 좋은 하루’이길 바라게 된다.
- 김사경 | KBS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