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생의 불확실함과 혼돈에 맞서는 이들에게 지금을 살아갈 힘을 주는 문장
풍경, 시간, 당신에 관하여…
관조와 사유로 빚어낸 장석주 산문의 절정
그의 눈에 들면 풍경이 시가 되고 산문이 된다. 풍경을 순수히 관조하며 그 위에 아로새겨진 시간의 무늬를 사유하는 사람.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인문학 저술가인 장석주 작가가 원숙한 감성과 직관, 통찰이 돋보이는 새 산문집을 출간했다.
이 책은 장석주 작가가 ‘당신’에게 보내는 35편의 편지를 담고 있다. 그 ‘당신’은 작가가 사랑한, 혹은 사랑할 뻔한 당신들, 어쩌면 책을 읽는 당신일 수도 있다. 남반구의 겨울에서 다시 북반구의 겨울 끝자락에 이르기까지, ‘당신’의 안부를 염려하는 그의 목소리는 다정하다. 작가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풍경 속으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환대를 받으며, ‘존재의 존재함’에 대해 숙고한다. 문학적 감성과 인문학적 통찰이 무르익은 작가의 문장 내공이 이 책에서 절정을 이룬다.
만약 당신이 연애에 자주 실패한다면, 하는 일이 시들해 자주 하품을 한다면, 시답잖은 인간관계에 둘러싸여 있다면, 과식과 과음에 기대어 권태를 벗어나려고 애쓴다면, 이 산문집을 펼쳐보면 좋겠다. 무미건조한 일상에 봄볕 같은 안식과 평온을 불러들여 영혼을 고양시키고 생기발랄함으로 채워줄 것이다.
저자소개
스무살에 시인으로 등단하여 서른 해쯤 시인, 소설가, 문학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때로는 출판기획자, 방송진행자, 대학교수, 북 칼럼니스트로도 활약했다. 그는 남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읽는 속도가 빠르지 않은데 읽은 책 목록이 긴 것은 책 읽는 일에 꾸준하고 부지런한 까닭이고, 아울러 앎과 슬기를 향한 욕심이 큰 까닭이라고 한다. 서른 해를 쉬지 않고 읽고 쓰며 걸어온 사람이다.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와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뒤 시와 문학평론을 함께 써오고, 동덕여대 경희사이버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하고, 국악방송에서 방송진행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한 조선일보·출판저널·북새통 등에서 ‘이달의 책’ 선정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월간 「신동아」에 ‘장석주의 책하고 놀자’라는 제목으로 3년 동안 북리뷰를 담당했고, 주간 「뉴스메이커」에 ‘장석주의 독서일기’를 2년간 연재했다. 경희사이버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국악방송에서 ‘행복한 문학’의 진행자로 활동했다.
노자·장자·주역과 작은 것들에 대한 심오한 통찰이 담긴 책들을 즐겨 찾아 읽고, 제주도·대숲·바람·여름·도서관·자전거·고전음악·하이쿠·참선·홍차를 좋아하며, 가끔 하늘의 별자리를 보고 점을 친다고 한다. 2000년 여름, 서울 살림을 접고 경기도 안성의 한 호숫가에 ‘수졸재’라는 집을 지어 살면서, 늘 머리맡에 『노자』와 『장자』를 두고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읽었다. 이를 계기로 『느림과 비움』 『느림과 비움의 미학』 『그 많은 느림은 어디로 갔을까』 같은 책을 펴내기도 했다. 2013년 영랑시문학상, 2010년 질마재문학상, 2003년 애지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수졸재’와 서울 서교동 작업실을 오가며 읽고, 쓰고, 사유하는 삶을 꾸려가고 있다. 시집 『오랫동안』과 산문집 『지금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와 『고독의 권유』등이 있다.
목차
서문 _ 잘 있어요, 당신
당신도 떠나보세요
길에서 길을 잃어보세요
자두길을 따라 걸은 것은 아니지만
황혼과 밤
부시 워킹
나무는 동물들이 꾸는 꿈
우리에게 보습 대일 땅이 있다면
연애의 날들
메가롱 밸리에서
여름의 느낌
당신이라는 첫 모란
자두나무 한 그루 없이
도서관과 정신병원
당신이라는 명자나무
나무의 존재함에 대하여
희망 따위는 개나 줘버려라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내 스무 살의 바다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를 만든다
오래된 연애
모든 여름과 연애에는 끝이 있다
글을 쓰는 자세
이방인에 대하여
걱정하지 말아요 당신
우리는 포경선을 탄 고래잡이들
몰입한다는 것
가끔은 빈둥거려보세요
나의 종달새에게
먹고 마신다는 행위
몸은 리듬들의 꾸러미
가슴 뛰는 삶을 사세요
추억이 없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
내 인생의 첫 가을
추위가 매워야 봄꽃이 화사하다